국어국문학과

할머니와 목화솜

작은 들꽃 2013. 7. 21. 15:30
 

 

할머니의 목화솜

                                                   오남희(북부국문1)

어린 첫 손녀 시집갈 몫이라고
탐스러운 목화송이를
좋은 것만 골라 정갈스레
따 모으시던 우리할머니

새의 깃털보다
더 부드러운 미래의 실크를
소쿠리가 넘치도록 마루에
쏟아놓으시며 다 네 몫이여!
흐뭇해하시던 할머니 모습이
그립다.

여름 한낮 뭉실뭉실 피어오르던
뭉게구름은 하늘의 목화솜
한 소큼 듬북 떠서
할머니에게 안겨드리고 싶었다.

하늘의 별이 되신 할머니
붓 대롱속의 꿈들은 아린 끈으로 묶여
흘러가버린 뒤안길을 서성이는
목화솜과 유년 할머니의 그리움이
불랙홀 속으로 빨려간다.

 

할머니의 목화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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