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 졌습니다

                                              김옥화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오 펼펴본 책속의 글자들

남의 나라 글자도 아닌데 너무나 낯설다

누가 시키면 억만금을 준다해도 안 했을거라는

떠오르는 어느 선배의 말

 

해야지 해야지

모음과 자음을 색깔별로 버무려

머리 속에 차곡차곡 채우려 해도

럭비공처럼 튀어 올라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녹이 나 버린 내 메모리칩

열심히 닦고 기름 칠을 해도 재생 불가능 한 것일까

 

어찌 할꼬

그래도 해야지 하다보면 끝이 보이겠지

포기하지 말고 다시 메모리 칩을 닦자

반짝 반짝 윤이 나게

 

플라톤· 이태준· 월명사 ·세종대왕……

비록 낡았지만 어서 어서

제 메모리칩 안으로 드시옵소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기말 시험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