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담배
자주 드나드는 카페에 어느 분이 금연을 하신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문득 십여년 전에 남편이 금연선언 하던 때가 생각난다
신축한 새집으로 이사하고 이웃과도 서먹한 때였다 . 마침 옆동에 이사 오신 분은 남편과 같은 직업이라 조금은 편하게 왕래하며 돈독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어느 날 오후 아주머니께서 점심시간 이 지나서 놀러 오셨다. 이런 저런이야기 끝에 아주머니께서 뭇,ㄴ말을 말을 할듯 말듯 하다가 한마디 한다
혹시 담배 피워요?
무슨 말씀이세요? 담배라니요?
옷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나서...
그만 할말을 잃었다.
담배 냄새가 그렇게 심하게 배인 줄 몰랐었다. 남편 담배 피는 것 때문에 진저리내며 매일 다투다시피 하는데 ..
그날 저녁
눈물을 글썽이며 최대한 처량한 표정으로.남편한테 낮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
아무말 없이 듣기만하던 남편
다음 날부터 금연선언 했다.
그리고 '담배 피우는 여자' 라는 누명을 벗겨 주었다~
그렇게 그렇게 담배 끊으라고 애걸복걸해도 기호식품이라며 못끊던 담배를 하루 아침에..
몇g짜리 담배 한가치에서 나오는 연기가 새로 한 벽지며 커튼에 니코진으로 누렇게 변하게 만드는 백해 무익한 담배
담배는 피우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더 피해가 많다는 사실 즉 간접흡연 이지요. 처음엔 옆집 아주머니한테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덕분에. 하루에 두갑이상 피던 남편 담배를 끓게 해주었으니 은인이다^^ 아직도 잘지내며 오늘도 햇옥수수를 쪄서 몇개 갖다 드렸다.
우리집 안방 서랍장 속에는 아직도 못핀 담배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