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녀에게

그녀에게

 

 

                  박 경 순

 

 

간장 한 대접

물 한 대접

물엿 한 대접

마른 김 한 톳

 

마른 김 한 톳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뚜껑있는 통에 가지런히 담는다

 

간장 물엿 물을 동량으로 섞어

냄비에 담고 중불에서 세 시간 정도 졸인다

 

숟가락으로 떠서 엿처럼 흘러내리면

차갑게 식힌 다음 김 통에 살살 붓는다

 

그녀가 가르쳐준 레시피 대로 하다가

엿처럼 흘러내린다는 단계에서

확신이 서질 않는다

 

전화를 걸어 다시 물어 보니

방법은 똑같이 가르쳐주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마다 다른 결과가 나타난단다

 

엿같이 되는 게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인내를 갖고 간장을 달이는데

한밤중 간절하게 졸아들고 있는데

 

불에서 내려 차갑게 식힌 다음 부으니

눈을 의심할정도로 끈적거린다

드디어 엿 됐네 엿 됐어.

출처 : 우면산 나무의 소망

글쓴이 : 바이올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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