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들꽃 2020. 12. 6. 12:36

서랍 자물쇠로 자신의 비밀을 채운다

좋아하는 책 위에 소감을 남긴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묵묵히 잠시 서서

바람 속에서 행인을 훑어본다. 조금도 거리낌 없이

네온사인 깜빡이는 쇼윈도를 살핀다

전화통에 동전 한닢 던져 넣고

다리 아래 낚시하는 노인에게 담배 한 개비를 청한다

강 위의 증기선이 광활한 기적을 울렸다

극장 입구 어둠침침한 전신 거울 앞에서

담배 연기를 뚫고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

커튼이 은하수의 수다를 차단 할 때

등불 아래서 색 바랜 사진과 메모를 펼찬다.

                                -베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