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을동비

혼자온 가랑잎

작은 들꽃 2012. 10. 20. 19:39
    혼자 온 가랑잎 정표/이재학 지난여름 내내 세찬 비바람과 거친 하늘에 여기저기 떠밀려 다니더니…… 언제 어디서 왔을까? 진한 커피 향 그리운 가을을 데리고 왔다. 홀로 이 떠도는 나그네처럼 때론 낯선 도심 공원 한구석 빈 벤치에 기대어 스쳐 가는 바람에 담배 연기 날리며 그래도 한 가닥 했던 지난날을 혼자 온 나, 가랑잎 인양 고독을 씹으며 거침없이 걸어온 길 되돌아본다. 여태 베지 않은 논두렁 사이로 고개 숙인 벼 이삭 들의 인생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나그네 같은 가랑잎 하나도 농부들의 고마움 만은 잊지 못하나 보다. 햇살 따사로운 하늘 아래 활짝 핀 들국화 꽃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행복하게 웃는 아이들 표정처럼 혼자 온 가랑잎을 반가이 맞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