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를 헤아려보니
송할머니 혈압약이 다 되었다.
서둘러 약을 챙겨 할머니댁을 찾았다
여섯시도 채 아닌데
현관문을 잠그고 창문 넘어 작은 상에
냄비 하나를 낑낑 들어 옮긴다.
치!! 뭐 잊어버릴게 있기나 하나....
그래도,
창문 두두려 문 열라 하시고 약봉지 내밀고
혈압을 잰다하니 환히 웃으시며 하신 말씀
어떻게 날짜 꼭 맞혀......ㅋㅋ
컴퓨터에 이름 뜬다니까요
그러다,
얼굴 수심 가득히 슬퍼! 슬퍼!
내나이 아흔 여덟 걷는 걸음이
혼자 먹는 밥상이
그 많던 전답이 다 사라진것이
많은 자식이 곁에 없는 것이
충청도 고향에 그냥 살걸.....
가만히 손을 잡고
아무 말도 못하고 웃기만하다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