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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일몰


      일몰
      임지현
      서산에 걸린 틈을 타 엉덩이를 힘껏 걷어차인 것인지 앞만 보고 내달리다가 발부리에 걸려 넘어진 것인지 눈 깜짝할 새 사라진 해의 뒷덜미가 붉다 뒤따라온 어둠은 환한 날 분주했던 모든 이들의 눈을 가림으로써 몸을 결박하려 하고 갈망은 불꽃 심지를 돋움으로써 억압에 저항한다 어둠을 몰아내려 하는 자와 어둠과 함께 하려는 것들이 밀고 당길 때 분주하게 타전을 보내는 개밥바라기 별 어정쩡한 어둠 속 허기진 영혼을 가진 이에게 그 타전은 너무 먼데 어둠이 깊어질수록 개밥바라기별은 아스라이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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