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걸린 틈을 타 엉덩이를 힘껏 걷어차인 것인지
앞만 보고 내달리다가 발부리에 걸려 넘어진 것인지
눈 깜짝할 새 사라진 해의 뒷덜미가 붉다
뒤따라온 어둠은
환한 날 분주했던 모든 이들의 눈을 가림으로써
몸을 결박하려 하고
갈망은 불꽃 심지를 돋움으로써 억압에 저항한다
어둠을 몰아내려 하는 자와
어둠과 함께 하려는 것들이 밀고 당길 때
분주하게 타전을 보내는 개밥바라기 별
어정쩡한 어둠 속 허기진 영혼을 가진 이에게
그 타전은 너무 먼데
어둠이 깊어질수록
개밥바라기별은 아스라이 멀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