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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백합동산

[스크랩] 편지 / 김옥화

 

♥    편      지   

 

 

    상허이태준 백일장 수상작 (철원문학 제9호에 실린 글 소개)

    [산문 부문 - 일반부 장원]

 

 

 

        편지 - 막내에게

                                                                                김 옥 화

 

 

언니!

마트에서 오이지를 샀는데 맛이 없어!

엄마가 해주시던 맛이 안나~

엄마표 오이지 먹고 싶다!

 

며칠 전 너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짠했단다.

열여섯 살 차이나는 내동생. 나이 많은 언니, 오빠들 틈에서 응석 한번 부려보지 못하고

소풍이나 운동회 날이면 엄마대신 언니들이 함께 했었지.

다른 아이들은 엄마 손잡고 이것저것 사달라고 조르는데 너는 그때 이미 애어른 이었어,

한 번도 졸라본적이 없으니 말이야,

순둥이 내 동생.............

 

한 번은 홍역이 돈다고 밖에 데리고 나가지 말라는 엄마 말씀 무시하고 널 데리고 친구 집에서

놀다 온 날 그날 밤 심한 고열로 애간장을 녹였었지 그때 내 마음은 네가 낫기만 하면 원하는

거는 무엇이든 다 들어 주고 싶었단다.

그런 네가 세월이 흘러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되었구나.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일 년에 몇 번 만나지 못하고 그러네. 지난번 전화 받고 오이지 담갔어!

마침 알맞게 익었기에 네 형부가 캐온 감자하고 강낭콩 조금 택배로 보낸다.

오이지는 엄마가 담가주시던 그 맛은 안 나지만 정성껏 담근 거니까 맛있게 먹길 바래~

여름휴가 때나 한 번 다녀가렴.

더운 날씨에 무리하지 말고 건강 챙기며 직장생활 잘 하길 바란다.

 

- 둘째언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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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목백합 동산
글쓴이 : 김경순(춘여고1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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