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다 해 가꾼 오솔길 걷다 보면 멀쑥하게 키만 큰 나무를 만난다
혼자 선 모습 가슴 아려오는데
높은 가지 뻥 뚫린 하늘에 흰 구름 하나 떠 있다
그 아래 철책에 걸린 빛 바랜 시화
고경화 ㅡ 제라늄
‘문학동인 모을동비 회원들은 고경화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글벗님은 두 가지 면에서 인상이 깊다
보면 먼저 웃는 버릇이 남 달랐고 조용한 자태 때문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고여사님, 여자들은 왜 조금만 친절해도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생각하세요?”
숨 쉴 틈 없이 즉문즉답이 번쩍거렸다
“그럼 남자들은 왜 그렇습니까”
“제가 언제 그랬습니까”
“안 그러셨나요 진짜같이 들리는데요 호호...”
“하하~~”
살짝 웃음 짓는 볼 맵씨 고우신 분
얼굴 그리며 돌아오는데
빨간 개여뀌 팔 벌려 앞길을 막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