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상을 치루고 허전한 마음에 나름 의미를 남기기 싶어 평소 관심 있었던
아로니아 나무를 구입했다. 외국에서 날아온 나무지만 실향민인 우리엄마 같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적응한다는...
지난 유월 사일 엄마가 소원하시던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사람들은 부모 살아 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 뵙고안부 전화라도 드리라는 말을
하지만 오랜 병시중과 생활에 쫒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형제간에 반목이 생기고
서로에게 미루게 된다. 조금 더 하면 어떻고, 덜하면 어떤가 내 부모인데...
나 역시 그들과 조금도 나을 것이 없었으니
얕은 소견에 최선을 다했다고 후회 않겠다고 했지만 지나고 나니 다 후회뿐
피와 살을 주신 부모님께 최선은 없다는 걸...
결혼하고 시댁에 살다가 아이낳고 백일 즈음에 분가했다. 말이 분가지 햇빛도
잘들지 않는 보증금 없는 월세 3만원 짜리 단칸방이었다. 시어머니께서 마련해
주신 커다란 양은 물솥 , 양은 냄비 두개 등등 살림살이 정리하는데 친정엄마와
언니부부가 오셨다.
살림살이를 보고 속상해하시더니 찬장과이런저런 생활용품을 장만해 주시고
가시던 뒷모습을 삼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딸 중에 제일
시집 잘 갈 줄 알았던 딸이 햇빛도 잘들지 않는 뒷방살이라니...
그리고 5년 후 이백만원 전세로 이사했고, 또 5년후에 천만원짜리 이층집 전세
그리고
.삼십년이 지난 이후 ~~
천 이백평 밭에서
고추심고, 콩심고 , 들깨심고
복숭아, 사과.배, 오디나무...등등
힘들게 사는 딸 살림이 늘 때마다
당신일처럼 동네방네 자랑하시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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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공부한다고 학교 입학했을 때
책 사보라고 형제들 몰래 챙겨주셨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