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혼불 썸네일형 리스트형 청사초롱(18쪽~20쪽) 그리고 모처럼 호강을 하느라고 붉은 보에 싸인 채 고개만을 내민 암닭과 푸른 보에 싸인 장닭은, 답답하여 날개를 퍼득거리며 두 눈을 떼룩떼룩 굴린다. 장닭의 늘어진 벼슬이 흔들린다. 이제 초례청의 흥겨움은 막바지에 이른 것 같았다. 하객들은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연신 화사한 .. 더보기 청사초롱(15쪽~ 17쪽) "하이고오, 시상에 워쩌면 저렇코롬......." 초례청을 에워싼 사람들의 뒤쪽에서 누군가 참지 못하고 탄성을 질렀다. 거의 안타까운 목소리이다. 신부는 ,다홍치마를 동산처럼 부풀리며 재배를 하고 일어선다. 한삼에 가리워졌던 얼굴이 드러나자, 흰 이마의 한가운데 곤지의 선명한 붉은 .. 더보기 청사초롱(12쪽~14쪽) "신랑이 에리단디 신방이 멋인지나 알랑가?" 뒤안의 콩심어미가 어느 결에 듣고 말꼬리를 치켜세우며 참견을 하는데 히히히 하고 웃음을 깨문다. "저리 가.아이고, 웬수녀르 것." 웃음 끝에, 곁에 다가선 콩심이를 보더니 전유어 한쪽을 찢어 주며 손짓으로 밀어낸다. 그리고 나머지 쪽을 .. 더보기 청사초롱(9쪽~11쪽) 이미 대소가(大小家)의 안팎에서는 이른 아침에 채비를 하여 원뜸으로 올라가고,호제와 머슴들도 집을 비웠다. 어른들이 그러니 아이들까지도 덩달아 고샅을 뛰어다니며 신이 나서 연방 무어라 재재거렸다.그리고 가까운 촌수의 동서 숙질(叔姪)의 부인들은 아예 며칠 전부터 올라가 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