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꿈
오남희
찬란할 한 여름을 꿈꿨을
삼복에 찾아온 진객
칠층 베란다 창문에 발을 여미고
숲 인줄 아는지 가끔 머물다 간다
숲과 밤을 잃은 매미의
하얀 날개에서
삶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하루를 순간처럼 살아도 못다 할
어둠에 긴 칠년 갈증을
한 방울 이슬로 적시는 생명
귀똘이가 밀어내는 가을소리
그들은 알고 있다
돌아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날개 찢긴 연주자의 푸른 시름이
아프게 가을 속으로 스민다.
눅눅한 산천을 새벽빛으로 채우고
빈손으로 떠나는 군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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