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3
꽃낭/허경자
세칸 방에서
한 칸 방으로 나앉은 지 십년 만에
다시
세 칸 방으로 이사 했다
끝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을
거실 벽에 기대어 눈 속에 모두 넣을 수 있어 좋다
비 오는 날
온 몸을 흠뻑 적시고 들어 온 아들녀석에게
"낭만적이야!"
웃으며 말할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밤 열두시에 시작하는 명화극장의 볼륨을
식구들 눈치 안 보고 4이상에 놓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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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