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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김장/문경실


 

      김장 카라/ 문경실 나이 오십이 돼서야 시뻘건 고춧가루양념이 배추에 찰싹 달라붙게 옷을 입힐 수 있다 새초롬한 새댁 때는 어리바리 반찬무침 하나 야무지게 조물닥 거리지 못하고 나이 오십이 돼서야 커다란 양푼에 팍팍 신명나게 배추를 애인처럼 갖고 논다 배추이파리 한켜 한켜 붉은 사랑 매달리고 객지 있는 자식 놈들 얼굴이 양푼에 하나 하나씩 그려진다 나이 오십이 돼서야 김치를 보내주신 친정 어무이 깊은 속을 조금 흉내 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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