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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눈/정표 이재학

 

                                  정표/이재학

눈이 온다.

전화통엔 불이 났다

하늘 가득 함박눈 꽃이 피어

연인들의 가슴에 내린다.

 

사랑이 익어간다

첫 사랑은 되돌아오고

깊어가는 사랑은 여물어 간다.

 

철 지난 바닷가에도

또렷하게 발자국을 남긴다

두 줄도 모자라 네 줄로 사랑을 남긴다.

평행선 기찻길처럼,

서로가 영원하자는 그 약속처럼. 

 

이제 막

첫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 머리엔

하얀 꽃들이 내려와 흰모자를 씌워준다.

철없이 좋아하는 꼬맹이들도

마냥 행복해하며 흰 눈이 내어주는

하얀 모자를 즐거워한다.

 

약속한 사랑이 이루어진다

서먹했던 인연도 하얀 눈에 덮여

사랑이 된다

수많은 연인의 사랑을

맺어주고 이어주고 연결해주는

하얀 눈이 사랑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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