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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엿 양지뜨락/함명자 아궁이 가득 빨간불이 혀를 날름거린다 가마솥 가득 뽀글뽀글 수증기는 찬 북풍과 만났는지 더 신이 나서 너도나도 구분하지 못하게 하고 깜깜한 밤이 와도 서녘 느지막한 그믐달이 얼굴을 내밀어도 여전히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볼때기 빨간 어머니들이 덜덜 떨면서 불 조절을 한다. 아궁이 앞에서 깜박깜박 졸다 보면 가마솥의 질금삭힌 엿물도 졸고 있다. 어느덧 졸아 있는 그 끈끈한 끈기 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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