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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가위 바위 보/정춘근


가위 바위 보
                         정춘근
당신과 공원에서 
가위 바위 보 계단 오르기를 하던 
벚꽃 흐드러진 봄날이었지요
한 뼘이나 키가 큰 당신을 
올려다보면 하늘 푸른빛 속에
노고지리 한 쌍 정다웠지요 
세 계단 아래서 
안타깝게 바라보았을 때 
가위를 낸 나보다 
늦게 보를 내시던 당신 
기어이 네 번을 이긴 나와 
눈 높이가 같아지자 
씩 웃던 내 사랑 당신 
공원 계단을 
다 오르기도 전에 
당신 볼에 내 입술 자국이
철쭉꽃보다 붉게 피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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