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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동비

부서진 아침에/임지현


  
부서진 아침에 
                                 임지현
밤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휘둘렸던 몸을 추스리며 안도의 숨을
고르는 아침
발치에 많은 아픔이 뒹굴고 있다
삭정이 쯤이야 홀가분할까만
덜 여문 열매가 가지를 매단 채 잘려진 모습이
어젯밤, 사소한 일로 딸과 다툰 마음 같은데
살아보겠다고 애써 발버둥친 흔적은
경비원이나 청소부에겐 버거운 일거리로 치부할 풍경
나의 무탈에 감사하는 이기적인 기분만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비껴갈 뿐이다
빗질된 길을 걸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햇살이 쏟아질 즈음
딸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툰 감정에 쓰렸을 상처를 보둠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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